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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Ter Outro Vez 20 Anos / Bevinda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10화 - 우울한 편지
(M)주제음 우울한 편지 / 유재하
(E) 창밖으로 비오는 소리
남 비가 온다
어둑어둑해지는
사무실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모두 퇴근하고
아무도 없는데
난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그렇게 앉아만 있다
(M) Gentle Rain / 클래지콰이
(E) 걸어나오는. 현관으로 쏴~ 비 쏟아지는
남 우산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날엔
언제나 이곳에 아내가 서 있었다
혼자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빨간색 우산을 들고...
여 (콧노래 흥얼거리는 소리 희미하게 들리다가 점점 가까워지는)
(*우울한 편지- 유재하 노래)
일부러 그랬는지 잊어버렸는지
가방 안 깊숙이 넣어두었다가
헤어지려고 할때 그제서야
내게 주려고 쓴 편지를 꺼냈네....
(E) 빗소리도 함께 커지고, 다가오는 소리
남 (약간 퉁명스럽게) 뭐하러 왔어
여 우산 안가져갔잖아
남 우산 없으면 뭐.. 비맞고 갈까봐?
여 아니? 괜히 우산 없단 핑계로
다른 여자한테.. 우산 같이 씁시다.. 이럴까봐...
남 하여간.. 못말린다..
여 우리 차 타지 말고 좀 걷자. 이렇게 팔짱 끼고..
남 왜 이래. 회사 사람들이 보면 어쩌려구.
여 좀 보면 어때? 우리가 불륜이야?
남 에이 참. 그래두.
여 에이 참. 이리와봐. 옛날에 연애할땐 나보고 팔짱 좀 껴달라구
난리더니...
남 아~ 이 여자 점점 아줌마가 돼 가네~
여 아줌마가 돼가는 게 아니라, 나 아줌마네요 아저씨.
(M) 빨간 우산 - 김건모
(E) 찌개 팔팔 끓는
여 야.. 맛있겠다..
남 당신 밥 하기 싫어서 나 마중 나왔지
여 아니? 설거지 하기 싫어서. (웃고)
난 밥하는 것 보다 설거지가 더 싫더라.
남 하루종일 집에서 하는 일이
밥하고 설거지 밖에 더 있냐? 그게 싫어?
여 하는 일이 왜 없어?
청소도 하지, 빨래도 하지, 다림질도 하지, 장도 보지,
이렇게 당신 마중도 나와야지. 하루가 얼마나 후딱 가는지 알아?
(E)전화벨 소리
남 어... 잠깐만... 회사에서 전화왔네. 나가서 받고 올게.
(E) 걸어 나가는
남 여보세요.
(E) 밖으로 나오는
남 어. 나야. 지금? 회사지.
집에 가면 뭐해. 마누라 잔소리밖에 더 들어?
일 끝나고 만나자구? 그래. 알았어. 이따 전화할게.
(E) 들어와 앉고
남 아... 참... 피곤해 죽겠는데...
여 무슨 일인데?
남 부장이 기획안 낸 거 수정 좀 하자고
다시 들어오라네
여 이 시간에?
남 그러게 말이야. 내일 아침에 했으면 좋겠구만...
여 비도 오는데.. 밤길 위험하게...
남 내가 애냐? 걱정 말고, 들어가서 먼저 자.
나 야근해야 할 것 같아
(M) 거짓말 - 터보
남 아내를 열렬히 좋아해
구애하던 시절만 해도
내가 이렇게 될 줄
나도 몰랐다
그런데 함께 산 세월이 길어질수록
아내에 대한 감정은
지극히 무덤덤해졌고
다른 곳을 보고 싶어졌다
(E) 비오는 소리
여 여보.. 이거 우산 가져가야지
남 우산 한 개밖에 없는데?
여 난 편의점에서 하나 사서 쓰고 갈게
남 그러게 우산을 왜 한 개만 가져와~
여 당신이랑 한 우산 쓰고 가고 싶어서 그랬지
남 됐어. 이거 가져가.
우산도 빨간색이 뭐야.. 이걸 어떻게 쓰고 가냐?
여 왜. 이쁜데. 그냥 쓰고 가.
빨간색 우산 아래 있으면 얼굴에 화색이 돌아 보여서
잘생겨 보인대
남 맨날 그런 것만 주워듣고 다니지
여 나 간다. 너무 무리하지 말구.
(E) 빗속을 타다닥 뛰어가는 소리
남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빗물이 고인 곳을 피해
뛰어가는 아내의 뒷모습에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M)투러브 - 지오디
남 얼마 뒤
아내 몰래 만나던 여자의
생일이 다가왔다
난 그 여자에게 주기 위해
보너스를 털어
반지를 샀다
(E) 대문 열어주는
여 오늘도 늦었네?
남 어. 아... 피곤하다...
여 요새 회사일 혼자 다 해?
남 피곤하니까 말 시키지 마
여 .... 내가 무슨 말을 얼마나 시켰다구...
남 나 샤워한다...
(E) 욕실 문 열고 들어가는
남 그리고 잠시 뒤
여 (밖에서) 여보 이거 뭐야?
남 (별 생각 없이) 뭔데...
여 어머. 반지네? 이거 나주려고 산거야?
남 (약간 당황) 응? 어.. 그게..
여 카드도 있네?
남 (화들짝) 여보!! 잠깐만!!
(E) 뛰어나가는
남 다급하게 뛰쳐 나갔지만
아내는 이미 카드를 펼쳐 읽어보고 있었다
그리고 얼굴은 납빛으로 변해 있었다
남 .... 여보... 그게 있잖아...
여 (차분)이번엔 또 누군데...?
남 ... 응?
여 이번에는 또 누구냐구..
지난번 여자는 5개월 쯤 만났잖아
이번에는 얼마나 더 만날 거야?
(M) 아파요 - 김현정
남 그게.. 무슨 말이야?
당신.. 그동안 알고 있었어?
여 그래. 알고 있었어. 다 알고 있었어.
작년에 회사 후배랑 만나던 것도 알고 있었고
그전엔 대학 동창 다시 만나던 것도 알고 있었어
그 여자들한테 선물 사다 주느라
보너스 한번 제대로 안 갖다 주고
우리 엄마 여행 보내드리자는 것도 자꾸 미루는 것도
알고 있었어
남 .......
여 그래도 이번엔 아닌 줄 알았어
이 반지 보고...
내 생일 정도는 기억해 주고 있다고 생각했어
왜 하필 나랑 생일이 같은 여자를 만났어?
왜 내 생일은 기억을 못했어?
(M) 장밋빛 인생 / 더원
남 정말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도
11월의 어느날이었는데
그래서 만나자 마자
아내에게 생일선물을 사줬었는데
왜 그걸 기억하지 못했을까
아내가 화를 내는 건
너무도 당연했다
그런데도 난 너무 당당했다
남 그래, 내가 잘못한 건 인정해.
그런데 당신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 관계 아니야
여 그런 관계가 아니야? 그럼 어떤 관곈데?
둘이 도서관 가서 책 나눠 보는 그런 관계니?
남 비꼬지 마.
그냥 우린 얘기가 잘 통하는 사이야.
여 ... 그럼 나랑은 얘기가 안 통해?
집에 오면 당신 첫마디는 항상
피곤하니까 말 시키지 마..였어
남 당신이 이해 못해줘도 할 수 없어
난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너무 답답했고..
얘기할 상대가 필요했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만약 그 여자들을 여자로 만났다면
당신이랑 벌써 이혼했을거야
여 뭐가 어째?
남 그리고 난 당신이 더 무섭다
내가 여자 만나고 다니는 거 알았으면서도
아무것도 모르는 척...
웃으면서 날 대했다는 게...
그렇게 오랫동안... 참 대단하다 당신
여 아는 척 하는 순간
모든 게 사실이 돼 버릴까봐 그랬어.
모르는 척 하고 있으면
최소한 당신이.. 안그런 척... 내 눈치는 봐주니까.
(M) 내가 아는 그대 - 서후
남 그후 몇 달 동안
우리는 거의 아무 말도 없이 지냈다
그리고...
(E) 옷장 문 열고 가방 싸는, 가방 지퍼 잠그는, 문 열고 들어오는
여 .... 지금 뭐하는거야?
남 나 며칠 나가 있을게
여 뭐?
남 당신도 나 보기 불편한 것 같고
나도 숨막혀. 며칠 떨어져 있다가 나중에 만나서 얘기하자.
여 며칠 동안 어디에 있을건데?
그 여자한테 가려구? 그 여자랑 같이 있을거야?
남 지금 그런 게 중요해?
나한테 그 여잔 별로 안 중요해.
그 여자도 나랑 어떻게 해 보겠다 해서 만나는 거 아니고.
나도 마찬가지야.
여 그런데?
남 진짜 중요한 건, 당신과 나와의 관계야.
당신 말대로 난 꾸준히 한눈을 팔아왔어.
그건.. 당신이랑 내 관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뜻 아니겠어?
여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가 있겠다구?
남 그랬으면 좋겠어.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생각해 볼게.
다른 누구랑 함께 있기 위해서 이러는 거 아니야.
당신이 나를 이렇게 못믿어주니까, 내가 더 엇나가는거야. 알아?
(M) Bird On The Wire / Leonard Cohen
남 그리고 얼마가 지났다
회사 근처 모텔에서 생활했는데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집에 다시 들어가자니
큰소리 치고 나온 내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았다
(E) 비오는 소리
남 (혼잣말) 겨울이 오려나.. 무슨 비가 이렇게 내려...
여 (멀리서) 일부러 그랬는지.. 잊어버렸는지.. (노래 부르는)
남 익숙한 노래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아내가 회사 정문 쪽에 서서
발치를 내려다보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갑자기 콧등이 찡해질만큼
반가웠다
(E)다가가는
남 (일부러 퉁명스럽게) 뭐하러 왔어 또
여 왜 이렇게 늦게 나와
동태 될 뻔 했네
남 그러니까 왜 비올때마다 오냐? 귀찮게
여 귀찮어? 진짜 귀찮어?
남 아니.. 꼭 그렇다는 게 아니라...
여 나는 정말 태어나서 당신처럼 뻔뻔한 사람 첨 봤어
어쩜 그래? 두손 두발 싹싹 빌어도 시원찮을 판에
뭘 잘했다고 짐싸들고 집을 나가고...
남 그래그래. 잘못했다. 내가 죽일놈이다.
여 아니지. 잘못은 내가 했지.
화낼 때 화 못 내고, 돌아설 때 못 돌아서서..
당신 이렇게 못된 사람 만들어 놨으니
잘못도 아주 큰잘못을 했지
(M)그후 -조용필
(E) 비오는데 걷는
남 .... 생일 때 뭐했어?
여 뭐했을 것 같애?
남 .... 장모님이랑 같이 보냈어?
여 아니. 혼자 여행 갔다 왔어.
이것저것 정리할 것들도 많았고.
남 .... 미안하다.
여 오랜만이네 그 소리?
그렇게 잘못을 해도 미안하단 소리 생전 안하더니
남 내가 뭐 아무 생각도 없는 놈이냐?
말은 그렇게 했어도 미안할 때 있었다 나도
여 그 소리 안했으면 끝까지 말안해주려고 했는데
남 뭘?
여 나 아기 가졌어
남 ... 정말?
여 그래. 정말 우리 애기한테 고마운 줄 알어
아니었음, 이번엔 정말로 이혼할라 그랬어.
남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머릿속이 까매졌다
너무 미안하고, 너무 고마워서
그녀와 눈도 마주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저 비에 젖은 그녀의 머릿칼을
조심스럽게 쓸어넘겨주었다
(M) 사랑은 하나다 - 테이
(E) 이불 깔아주는
남 이 이불 너무 얇지 않어?
새벽에 많이 추워졌던데, 두꺼운 거 좀 꺼낼까?
여 괜찮아 아직은
남 아니야, 이건 너무 얇은 것 같애. 잠깐만.
(E)다른 이불 꺼내서 펴는
여 왜 이러셔 적응 안되게?
남 (어색하게) 내가 뭘..
저기 혹시..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장보러 가지 말고 전화해.
그리고 이제부턴 비온다고 데리러 나오거나 그러지도 말고. 알았어?
여 치..
남 농담 아니야. 알았지?
여 알았어.... (뜸들이다) 당신도 아기 생기니까 좋아?
남 우리 둘 다 말은 안했지만, 오랫동안 기다렸잖아.
여 ... 그랬구나. 당신도 기다렸구나. 난 나만 기다린 줄 알았는데.
남 ... 딸이었으면 좋겠다.
여 왜?
남 ... 그냥... 당신 닮은 딸이었으면 좋겠어.
... 나 닮은 놈이 나와서.... 못된 짓만 하면 어떡해.
(M) 미안해요 고마워요 - 변진섭
남 그해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오고
더운 여름이 지나갔다
아내의 배는 동그랗게 불러왔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을 함께 하고 있었다
여 의사선생님한테 아들인지 딸인지 물어봤는데
끝까지 안가르쳐 주시는 거 있지
남 뭐하러 물어봐
나중에 보면 되지
여 그래두. 발길질하는 거 보면 완전 아들인데.
남 발길질 세게 한다고 아들이야 뭐?
당신은 여잔데 발길질 장난 아니잖아
여 어머? 내가 언제 당신 발로 찬 적 있어?
남 모르는구나?잘 때 한번씩 걷어채이면 무지하게 아퍼.
요즘은 살 쪄서 또 무게감이 장난이 아니에요
여 (걱정) 나 살 많이 쪘지...
남 임신했는데 당연히 살찌지
여 다른 여자들은 배만 볼록 나오고
다른 데는 안찐다고 하던데. 난 어깨랑 허벅지랑.. 엄청 쪘단 말이야.
이걸 언제 다 빼냐?
남 뭐하러 빼. 그전에 너무 말라서 좀 그랬는데. 딱 좋네 뭐.
여 그럼 예뻐?
남 ... 야 그렇다고 예쁘다고까지는 좀...
여 한번 그렇다고 해주면 안되냐? 하여간 꼭 그래 꼭
남 야. 나는 솔직한 사람이야. 입에 발린 소리 못해요.
(M) 사랑해 / 소울엔진
남 그리고 얼마 후
아내의 생일이 다가왔다
지난해 혼자서 생일을 보내야 했던 아내에게
올해는 조금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그냥 아내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남 당신 생일 선물로 뭐 갖고 싶어?
여 갖고 싶은 거 다 해주려구?
남 응. 반지 같은 거 해줄까?
여 아니?
남 그럼?
여 음... 편지 써줘
남 야 또 왜 이래. 그냥 옷 같은 거 사줄까?
여 아니? 편지 써 줘
남 나 그런 거 못하는 거 잘 알잖아.
여 알아. 아는데. 그래도 써주라. 받고 싶어.
당신이 나를 만나 살아오면서 어떤 마음이었는지,
지금은 어떤지, 앞으론 어떨건지.
남 반성문 쓰라는거냐 지금?
여 말하자면 그런거지
남 괜히 물어봤다 내가
여 써줄거지?
(M) 우울한 편지 / 유재하
(BG 로 계속되며)
남 여보 나야.
편지 쓰라고 해서 진짜 쓴다.
당신이 왜 편지 써달랬는지 알아.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소리 듣고 싶은 거잖아. 맞지?
당신 만나서 지금까지
미안하다는 소리 별로 안했는데.
그건 내가 미안할 짓을 너무 많이 해서.
그때마다 미안하단 소리 못했던거고.
또 당신 만나서
사랑한다는 소리도 별로 못했는데.
그건... 사랑한다는 소리 하기엔
너무 미안한 짓을 많이 했기 때문이었어.
그래두. 너무 미안해두.
내가 당신 사랑한 건 맞거든.
그동안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이거 하나만 약속할게.
앞으로 못난 내 마음이 또 흔들려도.
그 마음 꾹꾹 눌러 담을게.
다시는 당신 울지 않게 할게.
남 쑥스럽고 어색한 마음에
밤새 쓴 편지를
식탁 위에 놓고
출근했다
임신하고 잠이 부쩍 많아진 아내는
즐거운 꿈을 꾸는지
미소를 지으며 잠들어 있었다
(M) Suo Gan / Ambrosian Choir
(E) 비오는 소리
남 그날 저녁
갑작스러운 비가 내렸다
(E)전화벨
남 여보세요
여 여보. 나야.
남 응. 조금만 기다려. 내가 식당 예약해 뒀거든?
데리러 갈게
여 나 여기 당신 회사 앞인데?
남 또 왔어? 하여간.
여 난 당신 우산 들고 나와있는 게 좋은데 뭐.
얼른 나와.
남 좀만 기다려. 금방 갈게
(E) 비오는 소리, 뛰어 나오는
남 횡단 보도 맞은 편
아내가 혼자 우산을 들고 서성이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우울한 편지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을 거였다
남 여보!!
여 (멀리서) 여보!!
남 있어, 내가 갈게.
여 아니야. 차 그쪽에 있잖아. 내가 갈게.
(E) 건너오는
남 조심해. 여보.
(E) 급브레이크, 차와 부딪치는
남 여보!!!
(M) She's Gone / Black Sabbath
(E) 아기 울음 소리 조금 멀리서
남 아내는
한마디 유언도 남기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급한 수술로 아이가 살아난 건
천만다행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나에겐 별 위로가 되어주지 않았다
울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나도 울고 있었다
(M) 고해 / 임재범
(E)비오는 소리, 걸어나오는
남 그 일이 있고
몇 년이 지났지만
비가 오는 날엔
난 항상 회사 현관문 앞에서
한참을 서 있다.
어디선가 아내가
빨간색 우산을 들고
조용히 콧노래를 부르며 서성이다가
나를 보고 웃어줄 것만 같다.
(E) 주머니 안에서 부스럭 편지 꺼내는
남 아내가 떠나고
집에 돌아갔을 때
식탁 위에 놓여져 있던 편지를
나는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비오는 날이면 우산 대신
언제나 이 편지를 꺼내 든다...
(BG) Letter / Andante
여 당신 편지 받아본 게 몇년만이야.
너무 감동스러워서 몇 번을 다시 읽고 또 다시 읽었어.
당신 만나서 살면서
난 사랑 때문에 그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사랑 때문에 그렇게 불행해질수도 있다는 걸 알았어
지난해 11월엔 내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었는데
올해 11월엔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야.
당신이 그렇게 만들어 줬어. 고마워.
오늘 당신 만나면, 내가 노래 불러줄게.
그동안 자신 없어서 늘 콧노래로 연습만 해왔는데.
오늘 진짜 실력을 발휘해 봐야지. 기대해줘.
(E) 비오는 소리
남 아내가 없는 이곳 어딘가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M) 주제음 우울한 편지 / 유재하
2005-11-1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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