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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24일 목요일 선곡표 + 음악에세이 대본

 

1   Independent Women Part 1 / Destiny's Child

 미국 출신의 여성 힙합 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2000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연 11주 동안 No.1에 올랐던 노래. 이 노래는 드류 베리모어, 카메론 디아즈, 루시 루 주연 영화 '미녀삼총사'에 삽입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음.

 이 곡을 시작으로 데스티니스 차일드는 최고의 힙합 여성 그룹으로 떠올랐음.

 

2   Cherry Pink And Apple Blossom White / Perez Prado

 쿠바 출신의 1955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오른 후 연 11주 동안 No.1 기록. 쿠바 출신으로 맘보의 제왕(The King Of The Mambo)로 불렸음('89년 72세에 사망).

 

    음악에세이 177화 사랑은 봄비처럼

 

1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 임현정

 우리 영화 '키다리 아저씨' 메인 테마로 쓰이면서 뒤늦게 히트한 노래.

 

2   긴하루 / 이승철

 

3   Small Talk / Real Group

 스웨덴 출신의 아카펠라 그룹으로 아름다운 보컬 분위기가 일품인 노래.

 

4   난 늘 혼자였죠 / 페이지

 

5   어떤가요 / 박화요비

 이정봉의 노래를 박화요비가 더욱 애조띤 분위기로 불렀음.

 

6   사랑보다 깊은 상처 / 박정현

 임재범과 함께 불러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박정현의 대표적인 히트곡.

 

7   좋은 사람 / 박효신

 

8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인 / 김연우

 들국화 출신의 최성원 노래를 김연우가 색다른 분위기로 리메이크했음.

 

9   바람이 분다 / 이소라

 

10  그랬나봐 / 김형중

 

11  I Will Wait For You / Laura Fygi

 네델란드 출신의 재즈 여가수로 영화 '쉘부르의 우산'의 주제가를 영어로 불렀음.

 

12  봄날은 간다 / 김윤아

 

13  안되나요 / 휘성

 

14  바보처럼 / 송승민

 

15  봄날 / 아이

 

16  Careless Whisper / Kenny G Feat Brian McKnight

 케니 지와 브라이언 맥나잇이 최근 발표한 곡으로 오리지널은 웸임.

 

17  Love Takes Time / Mariah Carey

 미국 출신의 R&B 여가수로 1990년 No.1 싱글.

 

18  I Know / 임창정

 

19  사랑합니다 / 팀

 

20  The Wedding / Connie Francis

 카니 프란시스가 부른 La Novia로 토니 달라라와는 다른 느낌으로 불렀음.

 

21  사랑해요 / 심플리 선데이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177화 - 사랑은 봄비처럼

 

(M) 주제음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 임현정

 

남  눈을 떴다

    엉망이 된 방 한 가운데

    내가 누워 있다

    열린 창문 사이로 봄비가 내리고 있다

    창문 앞으로 선인장이 보인다

    그녀가 사준 거다

    누렇게 색이 변해 버린 곰 인형이 보인다

    그녀가 사준 거다

    커피 대신 마시라며 사줬던 허브차

    처음 배운 퀼트로 만들었다던 쿠션

    방문에 달랑달랑 매달려 있는 작은 종까지...

    모두 그녀가 준 것들이다

    ...... 이사를 가야겠다

(M) 이승철 - 긴하루

 

남  전화번호를 바꾸고

    집을 바꿨다

    내 삶 속에 스며들어 있던 그녀를 모두 지워내고 싶었다

    새로 이사 온 집은 옥탑방이다

    갑작스럽게 나온 매물이라

    싼 값에 들어올 수 있었다

(E) 문 열고 들어서는

남  작은 책상과 침대, 책장은 두고 간 듯 했다

    나 역시 전에 살던 집에

    대부분의 가구를 두고 왔기 때문에

    여기 남겨진 것들은 그대로 쓸 참이다

(E)창문 여는+이불 털고 + 먼지 털어내는 등 소음

남  창문을 활짝 열고

    묵은 먼지들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왠지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M)     Small Talk / Real Group

 

남  방 한 구석에 커다란 녹음기가 있다

    요즘은 잘 쓰지 않는 카세트 녹음기다

(E) 카세트 테입 빼는

남  안에는 카세트 테이프가 들어 있다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공테이프다

(E) 테입 빼고 플레이시키는

남  괜한 호기심이 발동해

    내용을 들어보기로 했다

 

여  정우야. 난 요즘.. 아침에 눈을 뜨기가 겁나.

    잠들어 있을 때면, 어김 없이 니 꿈을 꾸는데

    그 꿈 속에서 넌 예전 모습 그대로거든

    너무 태연하게.. 우리 뭐 먹으러 갈까?

    물어보는 너를 보면서

    행복하기도 하고 또 그동안 속 끓인 게 억울해서

    어쩌면 나한테 그럴 수가 있었냐고 막 따져 물으면...

    넌 싱긋 웃으면서 그래.

    미안해. 앞으론 절대 그런 일 없을거야.

    니 품에 안겨서 울다 보면, 눈을 뜨게 되는데

    그럼 지옥이 시작되는거야.

    꿈에선 모든 게 끝났었는데, 현실에선 모든 게 다시 시작이야.

(M) 난 늘 혼자였죠 - 페이지

 

남  남의 일기장을 훔쳐 보는 기분이었다

 

(E) 플레이 버튼 누르는

여  어제는 길을 걷다가 그런 생각을 했어

    이대로 길바닥에 쓰러져 볼까

    그럼 사람들이 내 주위로 몰려들겠지

    내 핸드폰에 저장된 건, 니 번호 하나 뿐인데...

    내 주위로 몰려들었던 사람들 중 하나가

    너에게 연락하지 않을까

    그럼 니가 달려와 주지 않을까

    응급실에 누워 있는 창백한 내 손을 잡고

    바보야... 이렇게 될 때까지 뭐했어... 하면서

    눈물을 글썽여주지 않을까...

    하지만 난 길바닥에 쓰러지지 않고

    터벅터벅 잘도 걸어서 집에 도착하고 말았어

    길바닥에 쓰러지는 대신

    침대에 쓰러져 실컷 울었지만

    아무도... 너에게 전화해 주진 않았어....

    물론... 니가 달려와 주지도 않았어

(M) 어떤가요 / 박화요비

남  여자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었다

 

여  정우야. 오늘은 계속 닫아뒀던 꽃집 문을 열었어

    어떤 손님이 물어보더라.

    왜 정우 꽃집이냐고.

    정우가, 애인이냐고.. 남편이냐고.. 아들이냐고..

    아무 대답도 못하고 뒤돌아서 꽃을 포장하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꽃집 이름을 바꾼다고 해도

    난 니 이름을 들으면 눈물이 날거야.

    세상에 모든 정우가 사라져 버리기 전까진

    난 니 이름을 들으면 눈물이 날거야.

(M) 사랑보다 깊은 상처 / 박정현

 

남  녹음된 내용을 들으며

    점점 궁금해졌다

    이 둘은 왜 헤어지게 됐는지...

    언제 헤어진건지...

    지금은 어떤 상태인지...

    그 다음 녹음 내용에서

    난 여자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를.. 작은 힌트를 발견했다

 

여  꽃집 창문 밖으로 사람들이 보여

    니가 좋아했던 대학로...

    요즘은 노란 후레지아가 잘 팔려

    방금도 한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후레지아 한다발을 선물 받고

    봄볕처럼 환해진 얼굴로 가게를 나서는데...

    꽃을 선물 받은 여자도, 선물한 남자도 정말 예뻐 보였어...

    둘은 연극을 보기로 했는지, 소극장 연극 티켓을 손에 쥐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더라..

    넌, 내가 있는 대학로에 다시 올 수 있을까

    나 때문에, 니가 그렇게 좋아했던 대학로에

    다시 오지 못하게 되면 어떡하지....

(M) 좋은 사람 - 박효신

 

(E) 사람들 소음

남  내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나도 모르게 내 발길은 대학로로 향해 있었다

    그냥 돌아가야지... 하면서도

    내 눈은 그녀가 말했던 꽃집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공원 한켠에서

    바로 그 꽃집을 발견했다

    작은 꽃집 창문 너머로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E) 문 열고 들어가는

여  어서오세요

 

남  혹시나 했는데... 같은 목소리였다

 

여  (왠지 당황한 듯한) 꽃... 사시게요?

남  네. 후레지아 한다발 주세요.

여  .. 네

남  .. 그런데요, 여기 이름이 왜 정우 꽃집이에요?

여  ........네... 그냥요....

(E) 꽃 포장하는

 

남  꽃을 포장하는 여자의 뒷모습은 왠지 처연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녀는 이 순간에도 정우라는, 그 남자를 떠올리고 있을까

 

여  여기, 다 됐습니다.

남  이거... 제가 선물해 드리고 싶은데... 그래도 괜찮을까요?

(M)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인 / 김연우

 

남  후레지아 다발을 안은 채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나를 바라보는 그녀를 뒤로 하고

    서둘러 꽃집을 빠져 나왔다

(E) 방문 열고 들어오는

남  집에 돌아와서까지도

    내가 왜 그랬을까 생각했다

    그저... 그 순간...

    그녀가 후레지아를 선물받고 싶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E) 녹음기 플레이 시키는

여  오늘 너를 봤어

    많이 참고 참다가.. 니 얼굴을 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너희 집 앞에서 널 기다렸어.

    그러다 너를 봤어.

    너만 봤으면 좋았을텐데, 니 옆에 그 여자도 함께 봤어.

    그때... 그냥 돌아섰으면 좋았을텐데

    너와 그 여자가 너무 행복한 듯이 웃는 걸 보고 말았어

    그때라도... 돌아섰으면 좋았을텐데...

    나를 보곤 차갑게 변하는 니 눈빛을 보고 말았어

    이제 그만 할래

    이제 다 그만 둘래..

(E) 치치직 녹음 끝나는 소리  

(M) 바람이 분다 - 이소라

    

(E) 가게 문 여는

여  어서오세요. 어.. 안녕..하세요...

 

남  나도 모르게 여길 또 오고 말았다

    무슨 말을 먼저 꺼낼지

    계획하지도 못한 채

    이 여자 앞에 서고 말았다

 

여  지난번에.. 꽃은 정말 고마웠어요.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남  .... 제가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면요...

    저랑 연극 보러 가지 않으실래요?

 

남  꽃집에 오기 전에 산

    연극 티켓 두장을

    머쓱하게 내밀었다

    그녀의 얼굴에 살폿 미소가 번졌다

(M) 그랬나봐 - 김형중

 

(E) 찻집 소음

여  연극 재밌었어요. 고마워요.

남  제가 고마워요. 모르는 사람이 이상하게 군다고 생각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여  두 번째였어요

남  ....네?

여  왜.. 정우 꽃집이냐고 묻는 사람요.

남  아...네...

여  아주 예전에.. 그 질문을 받았을 땐 눈물이 날 뻔 했는데

    얼마 전 그 질문을 받았을 땐... 괜찮았어요.

 

남  그녀의 심정을 다 알면서, 심술궂게 그렇게 물었던 걸

    잠시 후회했다

    그런데, 그녀의 입에서 의외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여  그리고... 저... 봉덕씨를 모르지 않아요.

남  (당황) 저를... 아신다구요?

여  네...

(M) I Will Wait For You / Laura Fygi

 

여  예전에.. 어떤 사람을 많이 좋아했거든요

    그 사람과 좋았던 시간이 끝나고

    헤어져야 할 때가 왔는데...

    제가 그걸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그래서 그 사람 집 앞을

    백번쯤 서성였을 거에요

    한동안은 그곳에 가는 걸

    꾹 참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또 거길 가고 말았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그곳에 없었어요

    대신.. 봉덕씨를 봤어요.

    이제 그 사람 집에 다른 사람이 사는구나...

    그렇게 낙망을 하고 돌아섰는데...

    그 다음날... 봉덕씨가 저희 가게에 오셨어요

    그리고 제게... 후레지아를 선물해 주셨구요

(M) 봄날은 간다 - 김윤아

 

남  그녀와 친구가 됐다

    그녀와 나 사이의 다른 한 사람.

    그 사람을 핑계로 친구가 됐다.

    일이 끝나면, 그녀의 꽃가게에 들러

    가게 일을 돕기도 했고.

    함께 산책을 하거나

    차를 마시기도 했다

    봄을 맞은 대학로는

    푸른 활기로 가득했다

(E) 가게 밖으로 사람들 소음

여  주말인데... 데이트도 안하고 맨날 여기 와 있어서 어떡해요...?

남  은서씨랑 데이트 하고 있잖아요

여  (농담으로 받고 웃는) 그러다 나중에 나한테 다 물어내라 그러는

    거 아니에요? 아까운 시간 괜히 나 때문에 날렸다구...

남  .... 이 꽃은 냉장고 안에 넣어두면 되죠?

여  네.

(E) 꽃 옮기는

남  그런데... 은서씨는 왜 남자 안 만나요?

여  네?

남  예전 그 분이랑 헤어진 지 3년도 넘었다면서요..

    그런데 왜 다른 사람 안 만나요?

여  .........

 

남  정작 묻고 싶었던 건

    그게 아니었다

    나는 어떠냐고...

    나도 괜찮지 않냐고...

    나를 한번 봐달라고...

    그 얘길 하고 싶었다...

(M) 안되나요 - 휘성

 

여  전 그냥... 안될 것 같아요

남  ...네?

여  다른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는 건, 못할 것 같아요

남  ...왜요? 예전 그 사람을 너무 많이 사랑해서요?

여  ...글쎄요...

(잠시 침묵)

남  그녀는 꽃잎을 매만졌다

 

여  그때 그 일들을 없었던 일로 해 버리고 싶은데

    그렇게 마음 속을 홀가분하게 비워 버리고 싶은데요.

    없었던 일로 하기엔... 너무나 있었던 일이잖아요

    

남  꽃잎 위로 눈물 방울이 떨어졌다

 

여  내가 받았던 상처 같은 거

    나만 모른 척 하면 될 것 같아서

    다시 시작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그런데,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누군가를 내 가슴에 들이는 일이 쉽지 않아요

    아직 난,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고

    그 사람이 내게 말했던 사랑이 과연 존재하기나 했던 건지

    믿을 수도 없거든요.

    그게 해결되지 않았는데, 모른 척 다른 사랑을 시작하는 건

    불가능한 것 같아요

(M) 바보처럼 / 송승민

 

남  그녀가 꼭 내게 마음을 열었으면 하는 건 아니다

    물론, 그래줬으면 하는 게 내 욕심이지만

    아니라도 상관없다

    상처 받을까봐, 굳게 닫혀진 그 마음을

    열어주고 싶었다

(M) 봄날 / I

 

(E) 조용한 재즈바 분위기 Careless Whisper / Kenny G Feat Brian McKnight

 

여  웬일이에요? 이런 데서?

남  나... 고백할 게 있어요

여  ..... 뭔데요?

남  실은... 은서씨 꽃집 찾아가기 전부터

    은서씨를 알고 있었어요

여  저를... 알아요? 어떻게요?

남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은서씨 목소리를 알고 있었어요

여  ... 무슨 소리에요?

남  제가 이사 들어온 그 집에... 녹음기가 있었는데요

    그 안에... 은서씨 목소리가 녹음된 테입이 들어 있었어요

여  ..................

 

남  와인잔을 드는 그녀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남  ..... 그래서... 그 속에 들어 있는 은서씨 목소리....

    내가 듣고 말았어요

(E) 와인잔 내려놓는

여  .... 그럼...

남  ...........

여  지금까지... 날 데리고 장난한 거였어요?

(M) Love Takes Time / Mariah Carey

 

남  한동안 우리 사이에는 아무 말도 없었다

 

남  ....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은서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었어요

여  그래서... 아무 것도 모르는 내게 와서

    꽃집 이름을 묻고...

    후레지아와 연극표를 선물했군요

    난 그것도 모르고...

    그동안 너무 혹독하게 굴었던 운명이

    내게 작은 선물을 해 주나 했구요

남  은서씨... 내 말 끝까지 들어봐요

여  됐어요. 그만 들을래요.

(E)일어나 나가는

 

남  서둘러 그녀를 쫓아 나갔다

 

(E)거리 소음 + 걸어가는 소리 + 뒤쫓는

남  은서씨!!

여  다시는 얼굴 뵙고 싶지 않아요. 안녕히 가세요

남  은서씨 목소리 끝에 그 분의 목소리도 녹음이 돼 있었어요

(E) 우뚝 멈추는

남  그 사람이 왜 은서씨에게 그렇게 모질게 굴었는지...

    궁금하다고 그랬잖아요.

    그 이유를 난 알아요

(M) I Know / 임창정

 

여  ...... 무슨... 소리에요?

남  ....... 몸이... 아팠대요. 그래서... 그랬대요...

여  .. 아팠..다구요?

남  그래요. 많이 아팠고... 그건 혼자서 이겨나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대요. 은서씨에게 그런 부담 주기 싫었대요

여  .....

남  제.. 생각엔요...

    그분은 은서씨와 함께 있을 때도 은서씨를 사랑했고...

    은서씨를 떠나 보낼 때도 은서씨를 사랑했어요

    그러니까... 버림 받았다거나.. 상처 받았다거나...

    그 시절 함께 했던 시간들이... 다 거짓이었다거나...

    그런 생각... 안했으면 좋겠어요

(M) 사랑합니다 / 팀

 

남  그후로 그녀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다

    물론 내가 먼저 찾아가 볼 수도 없었다

    아직 시작도 안했다고 생각했는데

    난 어느새 또 한번의 이별을 겪고 있었다

    

(E)비닐 봉지 들고 걸어오는

남  소주 한병에 구운 오징어 한 마리를 들고

    집에 들어가고 있는데...

    골목길 가로등 밑에

    그녀... 은서가 서 있는 게 보인다

(E) 멈추고

남  은...서씨...

(E) 또각또각 걸어오는

(E)뺨 때리는

 

남  (놀란) 은서씨...

여  끝까지 장난을 쳐요?

남  .....

여  그런 거짓말 한 마디로 사람 마음을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남  ....

여  그 사람은 아프지 않았어요. 오히려 너무 건강했어요.

    한번쯤 아팠다면, 내 생각 났을 법도 한데...

    얼마전 그 사람한테 청첩장도 받았어요.

(M) The Wedding / Connie Francis

 

남  .... 미안해요 은서씨. 난 그냥.... 은서씨가 다시 시작했으면 했어요

    너무 오래 같은 상처 끌어안고 살아가는 것 같아서...

여  ....... 난... 이미 다시 시작하고 있었어요

남  .........?

여  한번도 그 상처 밖으로 꺼내 보인 적 없었는데...

    당신 앞에선 그랬잖아요. 아프다고도 하고, 치료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도 하고... 그건 어쩌면... 어리광 같은 거였는지도 모르겠어요....

 

남  더 붙잡을 새도 없이

    그녀가 돌아서 걸어간다

(M) 사랑해요 / 심플리 선데이

 

(E) 사람들 소음

남  봄 비내리는 주말 오후

    난 노란 후레지아 한 다발을 가득 들고

    그녀 가게 앞으로 걸어간다

    맑은 유리창 안으로

    앞치마를 입은 그녀가 꽃이 가득 든 바구니를 옮기는 모습이

    보인다.

(E) 똑똑 유리창 두드리는

남  그녀가 잠시 놀란 눈으로 나를 보고는

    짐짓 모른 체... 계속 꽃바구니를 옮긴다

    하지만 돌아선 뒷모습에선

    꽃향기처럼 상큼한 미소가 배어난다

    또다시 내 쪽을 바라 볼 땐

    연극표도 흔들어 보일참이다

    그땐.... 어쩔 수 없이... 내게 웃어보일지도... 모르니까

(M) 주제음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 임현정

            

 

 

 





2005-03-24(09:03)